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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소설/습작

제목은 부제. 가제는 산타클로스


자연연상기법을 사용해서 소설을 쓰던 중에 썼던 장님주인공의 소설. 그냥 장님 주인공이 어딘가로 간다는 별 시덥잖은 내용을 아무생각없이 썼던걸 보아서는 어딘가 가고 싶엇다는 제 마음을 반영한게 아닌가 싶네요.

일단 그 소설을 쓰려던 것을 고쳐서 씁니다. 이번 부제는 산타 클로스.

주인공이었던 장님은 놀랍게도 인간이 아니고..(저번에도 그렇게 쓰려했음.. 그땐 3m짜리 괴물로하려다가..) 미남의...... 하면 좋아하시는지 모르겠지만 마왕의 아들입니다. 눈이 안보일뿐, 마법사고(음? 드래곤 라자 타이번이 떠오르는군..!) 완력도 능력도 좋고 배경도(마왕!) 좋습니다.

뭐, 절대 라자에서 떠오른 발장이 아니라, 단지 라섹수슬을 하고 나서 3일동안 눈이 안보이는 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쓰는 것이죠. 3일이 소설이 되다니.. 이것도 우연이(세계관 기반은 아티펙트에 있습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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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은 내게 어둠이 아니다. 왜냐면 나는 처음부터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까맣다는 것도 하얗다는 것도 본 적이 없고 하늘이나 땅이라는 것도 모른다. 단지 내 감각이 닿는 것에 있는 까끌까끌한 것이 돌이며 그것이 현재 내가 있는 위치를 알려주는 땅이란 공간의 명명(
命名)이라는 것만 알 수 있을 뿐이다. 손에 닿는 차가운 감각이 돌이 가진 감촉이며 그것이 내가 느낄 수 있는 차가움이라는 명사였다. 나는 남들과 달리 보이지 않음에 슬퍼하지 않고 오히려 유일한 통로이자 유일한 문이라고 할 수 있는 귀에 모든 것에 감사하며 귀기울였다.
 "사막이란 축복과 하늘의 신 로우데스의 저주를 받은 땅을 일컫어 부르는 말입니다. 그곳에는 신의 은총이 내리지 않으며 북부와 달리 사람의 마을조차 없는 곳입니다. 짐승이나 몬스터들도 살아갈 수 없지요. 사막 중에서 가장 유명한 사막은 잃어버린 아내에 대한 슬픔의 눈물이 담겨진 곳입니다."
 잃어버린 아내에 대한 슬픔의 눈물. 그것은 번개과 하늘의 신 로우데스가 그의 아내를 죽이고 흘린 눈물이 담겨진 대지를 뜻하는 것이다. 세상에서 아직도 인간의 발길이 허락하지 않는, 신의 저주로 몬스터조차 살아남지 못하는 곳. 죽어가는 생명이라 불리지 못하는 존재가 그 존재의 부적합성을 깨닫지 못하는 곳. 그 땅의 이름은...
 "리펠트로 아스란트 제필로우시스."
 "아닙니다. 그건 '돌아온 아내에 대한 애통의 눈물'이라 불리는 혹한의 땅. 펄렌의 지옥 염화마저 얼어붙고 어둠으로 시간이 정지된 만년설원입니다."
 "말씀하시길 사막이란 저주받은 땅이자 아무도 살아갈 수 없는 곳이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전에 가르쳐주신 리펠트로 아스란트 제필로우시스에서는 아무도 살아갈 수 없습니다. 신의 저주가 내린 그곳이 그 사막이라면."
 "맞아요. 사막이란 신의 저주로 살아갈 수 없는 땅. 따라서 얼음의 땅인 리펠트로 아스란트 제필로우시스 또한 사막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막은 차가운 곳이다기보다는 뜨거운 곳입니다. 불과 죽음의 신 펄렌이 부활시킨 로우데스의 아내 릴리스가 살아난 장소는 차가운 사막이 되었고 죽은 장소가 뜨거운 사막이 되었지요. 왜냐하면 그녀는 생명을 얻은 대가로 죽음을 선택해야했기 때문입니다. 행복과 탄생을 관장하는 여신 릴리스, 그녀는 부활을 통해 슬픔과 얼음의 여신이 되었습니다. 그녀가 부활한 곳은 릴리스의 탄생으로 죽음을 부르는 얼음때문에 생명이 허락되지 않은 혹한의 사막이 되었지요. 그리고 그녀가 부활한 곳을 찾아간 로우데스는 애통의 눈물을 흘리며 '리펠트로 아스란트 제필로우시스'라 말했습니다. 신어를 배운 신관들은 그곳을 혹한의 사막. 그리고 '리펠트로 아스란트 제필로우시스'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그 말이 사람들에게 전해져 현재는 리펠트로 아스란트 제필로우시스 사막이라고 부르지요."
 "그렇다면 로우데스가 릴리스를 위해 흘린 슬픔의 눈물이라 불리는 사막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삶이 허락되지 않는 곳. 죽음도 용납하지 않는 지옥의 땅. 살아있는 것은 죽은 것과 다름없고 죽은 것은 다시 한번 더 죽어야 하는 곳. 불과 죽음의 신 펄렌과 로우데스의 저주가 내린 곳. 그곳의 이름은 켄트롤 아스란트 사필로우시스입니다. 열화의 사막이죠."



 철컹.
 그에게 배운 단어로 '스승'이란 가르침을 선사하는 자이다. 그의 등장은 언제나 철문이 내는 쇠사슬의 둔탁한 마찰소리와 함께 등장한다. 차가운 돌과 같이 인간과 달리 체온을 가지지 않는 쇠사슬은 스승에게 배운데로 얼음의 땅, 리펠트로 아스란트 제필로우시스의 죽음을 안고 산다. 그러나 그 죽음은 어찌나 아찔하고 감미로운지 차가운 돌과는 다르다. 비릿하면서도 숨이 막혀오는 그 쇠사슬의 냄새는 내게 후각의 존재를 깨닫게한다. 이것이 얼마나 가치있는 감각기관인지, 차가운 죽음보다 냉혹한 스승으로부터 나는 다시 한 번 생각한다.
 철컹.
 쇠사슬은 쇠로 이루어져 있다. 이 쇠는 길고 둥글게 만든다. 막대기처럼 길쭉하지만 테두리를 둥글게만든 쇠를 동그랗게 구부리면 달콤하면서 입안에서 감미롭게 녹아든다는 황금 밀의 평원, 축복받은 신의 도시 로데스의 도넛이란 것처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쇠를 기존의 동그란 쇠에 구브려서 동그랗게 도넛처럼 만든다. 이 일련의 작업을 계속해서 만들 수 있는 것은 쇠의 고리로 이루어진 긴 끈. 이것을 쇠사슬이라 부른다. 그리고 그 사슬은 내가 있는 방(나는 이것을 방이라 불러야 할지 감옥이라고 불러야할 지 모르겠다. 하지만 '스승'은 내게 한번도 이곳이 감옥이라고 하지 않았다. 단지 감옥이란 곳을 떠올렸을 때, 내가 있는 이 장소가 그곳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에서 통하는 유일한 통로인 문을 잠궈버리는 역활을 한다. 유일한 통로인 철문은 쇠사슬로 잠기고 열리며 그 문을 통해 스승이 들어오면 그는 내 유일한 소식의 통로인 귀를 이용해 소식을 전한다. 후각으로서 배울 수 있는 것보다 많은 것을 '언어'라는 인간이 창조해낸 것 중 가장 잔인하다는 의사소통을 통해 청각으로 배운다.
 철컹.
 미각이란 것이 내게 주어진 것은 끔찍한 처사이다. 나는 맛볼 수는 있어도 볼 수 없다. 나는 느낄 수는 있어도 볼 수 없다. 나는 냄새맡을 수는 있어도 볼 수 없다. 나는 들을 수는 있어도 볼 수 없다. 볼 수 없다. 볼 수 없다. 볼 수 없다. 볼 수 없다.
 나는 지금 내가 있는 이곳에 모든 것을 볼 수 없다. 내게 빛이란 없었고 내게 어둠이란 없었다. 내게 얼음의 땅은 존재하지 않고 내게 열화의 땅도 존재하지 않는다. 내게 보이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스승'에게는 그 모든 것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스승을 통해 나는 그 존재를 느낄 수 있다. 그것은 내 두뇌의 일련의 행동이며 작업이며 사고이다. 그것을 스승은 '사고활동'이라 일컫으며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행위라고 한다. 나는 '사고'를 하고 '생각'을 하며 '공부'를 한다. 그리고 스승은 내게 미각의 위대함과 잔인함 또한 알려준다.
 "먹어라. 식사다."
 스승이 주는 식사는 인간에게 있어 악취이며 구토이고 관습이며 폐습이고 부도덕이며 부적합이고 불합리한 것을 총망라할 수 있는 더러운 것이다. 나는 오늘도 물컹거리는 스승의 말을 먹고 살아간다.

 철컹.
 쇠사슬이 풀렸다. 둔중하고 거대한 철문은 그에 걸맞은 크기의 쇠사슬로 잠겨있다. 보지는 못해도 느낄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쇠사슬은 그 굵기가 내 허리보다 굴다. 길이는 바닥에서 천장에 닿고도 남으며 강도는 인간은 이 쇠사슬을 풀지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 쇠사슬이 풀렸다.
 철커덩.
 쇠사슬에 연결된 수갑이 풀렸다. 나를 제어하고 속박하여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못하게 하기위함이라고 설명했던 나의 구속장치가 해제되었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하며 나의 신체의 일부였던 쇠사슬이 떨어져나가자 손바닥에 시리고 차가우며 아찔한 고통이 밀려온다. 화끈하게 돌아가는 체내의 혈액이 그동안 밝히지 못한 탐험을 해내려는 듯이 거침없이 순환하여 나를 놀라게한다. 불에 달군 쇠에 닿은 느낌이 이러하지 않을까.
 끼이이익.
 쇠사슬과 수갑이 풀리자 연결된 문이 열렸다. 눈이 보이지 않기에 그밖에서 비춰진다는 빛은 내게 오지 않는다. 대신 그 앞에 서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남자로부터 바람이 불어온다. 봄의 바람이라는 것이 이런 느낌일까. 220일로 된 1년 내내 눈만 오는 땅. 얼음의 성에서 느낄 수 있는 봄기운이 살랑거리듯 내 코를 간질였다. 그리고 달콤한 내음과 함께 얼음의 성에 어울리는 탁탁하고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당신이 마왕의 아들. 케이타 드몽쉐르인가?"
 인간의 목소리. 나에게 가르침과 배움을 주는 '스승'의 목소리와는 또 다른 인간의 목소리였다. 따스하면서도 온기가 느껴지는 그리고 그 안에 연륜과 오랜 경험이 묻어나는 사람의 목소리가 '스승'이였다면 지금 내게 질문은 한 자는 차가우면서도 냉철하고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탁함으로 온몸을 감싸고 있는 듯한 '사람'의 목소리였다. 그의 첫 목소리는 내게 삭막한 사막과도 같았다. 마치의 만년설원의 얼음 같다고나 할까.
 "제가 아는 인간 사회에서의 예절에는 상대에게 묻기 전에 자신을 소개하는 것을 먼저하라고 가르친다고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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