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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소설/습작

폴라리스 랩소디 1 p11


제 1장
제국의 공적 제1호

polaris rhapsody

 "이것 좀 보시겠어요?"
 율리아나 공주는 '하나뿐인 신으로부터 인정받은 법황의 가호가 함께하는 카밀카르의 율법 수호 책임자'(간단히 말해 법무대신)에게 몇 장의 종이로 된 리포트를 건네었다. 라스 카밀카르 법무대신은 점잖은 동작으로 리포트를 받아들었고, 다른 손으로는 기품 있는 동작으로 외눈 안경을 착용했다.

 자유: 1) 타인에게 구속되거나 얽매이지 않은 채 마음대로 하는 것. 2) 극악무도한 해적이자 제국의 공적 제1호 키 '노스윈드' 드레이번의 불측한 해적 함대의 사악한 기함의 함명. 전장 250피트, 3단 갤리어스, 승선원 450명, 대포 50문 탑재. 이 사악에 물든 배의 피겨헤드에는 필마온 기사단, 사트로니아  공화국 해양청, 레갈루스 왕국 선주연합이 각자 2천만 데리우스씩의 자금을 출자하여 공탁한 6천만 데리우스의 현상금이 걸려 있다. 이 현상금은 제국 수도 란셀의 제국 공탁소에 보관중이며 제국인과 비제국인을 구분하지 않고 자유호의 피겨헤드를 가져오는 자에게 지급되도록 되어 있다. 이 사악에 물든 배의 건조는...... (『제국백과사전』7권 220쪽에서 발췌)

 복수: 1) 해를 입은 본인이나 그 친척, 혹은 친구들이 똑같은 방법으로 가해자에게 해를 돌려주는 행위. 2) 극악무도한 해적이자 제국의 공적 제1호 키 '노스윈드' 드레이번이 소지한 명검의 이름. 크기는 대략 4피트로 추정. 무게는 알 수 없음. 일설에 의하면 타락한 엘핀 장인에 의해 벼려졌다고 하나 확인된 바 없다. 놀라운 세공과 믿을 수 없는 강도, 예리함을 자랑한다. 다케온 백작 네그리파 다케온이 다케온 지방 전체의 다이아몬드 채굴권을 대가로 구입을 희망하였으나 키 드레이번이 "그렇게 싼 가격으로는 팔지 않는다."고 대답한 일화는 유명하다. 수많은 선장과 제독의 피를 마셔온 이 명검 <복수>는 ......(『제국백과사전』2권 105쪽에서 발췌)

 해류 : 바닷물의 흐름. 다종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야기되는 해수의 운동 중 비교적 긴 주기에 걸쳐 대규모로 일어나는 해수의 운동을 가리켜 해류라고 부른다. 극악무도한 해적이자 제국의 공적 제1호 키 '노스윈드' 드레이번이 저술한 『해양학입문』을 보면 해류란...... (『제국백과사전』 14권 329쪽에서 발췌)


 라스 법무대신은 그만 킬킬거리고 말았다. 덕분에 외눈 안경이 떨어졌지만, 다행히도 그것은 대신의 무릎 위에 걸쳐졌다. 라스 법무대신은 키들거리며 외눈 안경을 주워 올렸고, 그런 법무대신을 보던 율리아나 공주는 어깨를 으쓱했다.
 "이건 편집증이에요. 그렇죠?"
 "하하하. 편집증이라. 예.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군요. 공주님. 그런데 이런 리포트는 어떻게 만드셨습니까? 이 배에 『제국백과사전』이 실려 있지도 않을 텐데"
 "『제국백과사전』이라면 저의ㅡ짐에 있어요."
 율리아나 공주는 하마터면 혼수품이라고 말할 뻔했다. 하지만 늙은 대신은 무심하게 말함으로써 젊은 공주의 볼이 발갛게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공주님의 혼수품에요? 아니, 궁인들이 백과사전을 포함시켰을 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
 "제가 포함시키라고 말했어요."
 "공주님께서요?"
 "예. 아무래도 검독수리의 성채에 서책 같은 것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아서요. 그 외진 곳에서 책 구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고. 그래서 즐겨 보는 책 몇 권을 골라서 싣게 했어요."
 "몇 권이나?"
 "얼마 되지 않아요. 한ㅡ." 그리고 공주가 천역덕스럽게 말한 숫자는 법무대신을 질겁하게 만들었다. "1,200권 정도?"
 라스 법무대신은 잠시 신음을 토했다. 1,200권이라고? 법무대신은 고개를 돌려 배가 가라앉은 징후가 없는지 살펴보고는 입을 열었다.
 "엘리엇 선장에게는 말씀하셨죠?"
 율리아나 공주는 다시 어깨를 으쓱였고 라스 법무대신은 정신적으로 고개를 가로 저었다. 좋지 않은데. 뱃사람들에게 이상한 버릇을 배운 것 같군.
 "아무리 선장님이라 해도 레이디의 소지품에 대해 궁금해하실 권한은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라스 법무대신은 이번엔 실제로 고개를 가로 저었다. "검독수리의 성채에 도달할 때까지 배가 가라앉지 않기만을 바랍니다." 그리고 라스 법무대신은 탁자 위에 놓여 있던 찻잔을 들어올렸다.
 제국력 1024년, 남해가 청자색으로 물드는 화창한 봄날이었다.
 세 척의 카밀카르 갤리어스로 이루어진 카밀카르의 선단은 청자색 바다 위로 유유히 흰 선을 그리고 있었다. 기함 레보스의 뱃머리에 부딪히는 파도는 희디흰 차미로 바뀌어 남청색의 바다 위로 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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